김이화는 장소특정적 설치와 퍼포먼스를 중심으로, 인간이 환경을 인식하고 관계 맺어온 방식이 시대와 환경의 변화 속에서 어떻게 재구성되는지를 탐구한다. 무대미술을 전공했으며, 공간과 신체, 서사의 관계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설치, 퍼포먼스, 사운드,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작업의 맥락에 따라 교차해 사용한다.
도시와 해양을 오가며 장소에 축적된 기억과 감각, 노동과 관계를 추적하고, 현장 리서치와 협업을 통해 인간과 비인간을 둘러싼 변화의 징후를 살펴본다. 최근에는 ‘사적인 지형도‘를 중심으로 해수온 변화와 생태 이동, 조간대 환경 등 쉽게 감지되지 않는 환경의 변화에 주목하며, 현장 리서치에서 발견한 징후를 사변적 시나리오로 확장하고 다시 현실의 장소와 신체로 되돌려보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전시 《Oceanic Grammar》는 바다를 하나의 풍경이 아닌, 생물과 인간, 빛과 노동, 도구와 장소가 서로를 끊임없이 수정하며 형성하는 관계의 문법으로 읽는다. 기후 변화는 해양생물의 분포를 이동시키고, 그 이동은 채집과 노동, 공동체가 형성되어온 장소의 질서를 다시 구성한다. 반대로 인간이 바다에 투사한 빛과 구조물은 해양생태의 감각 체계에 개입하며 또 다른 환경을 만들어낸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두 흐름을 병치한다. 《Buoyant Net》은 수중의 어망과 인공광이 만들어내는 생태적 긴장을 조형적으로 드러내고, 《Intertidal Nomad》는 생물의 이동을 따라 변화하는 노동과 장소, 그리고 그 이후에 남겨지는 문화적 흔적들을 리서치와 가상의 시나리오를 통해 탐색한다. 서로 다른 두 작업은 바다를 읽는 하나의 문법 안에서 만나며,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인간이 세계와 관계 맺는 방식을 질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