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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서부전선 이상없다 포스터

서부전선 이상없다

  • 전시기간 2025. 10. 20 ~ 2025. 11. 03
  • 전시장소 홍티아트센터 전시실, 공동작업장
  • 참여작가 김선열
《서부전선 이상 없다》는 기술이 약속하는 진보와 그 이면에 존재하는 소비와 통제의 구조를 탐구하는 전시이다. 김선열 작가는 재난 복구 기술을 내세운 가상의 군수기업 CTS를 설정하고, 팝업스토어 형식의 설치를 통해 기술·자본·재난이 결합된 사회의 모순을 드러낸다. 전시는 기술이 제공하는 안전과 구원의 약속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며 오늘날의 사회 구조를 질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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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작업을 통해 기술이 약속하는 진보와 그 이면에서 드러나는 아이러니를 탐구해왔다. 기술은 언제나 인간의 삶을 개선하고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해결책처럼 제시되지만, 실제로는 소비와 규율의 체계 속에서 우리의 외면을 통해 또 다른 방식으로 작동한다. 기술은 재난마저도 이길수 있을 것처럼 다양한 매체를 통해 우리를 환상의 세계로 안내하지만, 현실 속 우리의 삶은 녹록치 않고 그위기마저도 시장에서 차별화된 소비재로 변모해버리고 만다. 《서부전선 이상 없다》는 이 지점에 주목한다. 이번 전시에서 나는 무기가 아닌 재난 이후의 복원을 전면에 내세우는 가상의 군수기업 CTS(CatastroTech Solutions)를 설정한다. 전시는 이 기업의 핵심 기술을 소개하는 팝업스토어 형식으로 구성되며, 감정 수집을 통해 관객에게 평안을 주는 척하지만 결국 감시와 통제로 귀결되는 Emotion Sentinel Drone, '안전'이라는 심리를 활용해 불안을 재포장하고 감정을 소비재로 전환하는 Safe Zone Shelter, 기부를 통해 스스로 누군가를 도왔다는 감정적 안위를 거래하게 만드는 Safe Coin 등 일련의 가상 기술을 선보인다. 관객은 이러한 기술을 직접 체험하고 만져보며 참여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가상의 군수기업의 소비자이자 후원자가 되고, 단순한 관람을 넘어 자신이 이미 기술-자본-재난 체계 안에 편입되어 있음을 몸으로 경험하게 된다. 또한 가상의 기업을 내세워 환경과 재난에 대한 인간의 무관심을 지적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오늘날 기술 발전이 산출하는 고통과 희망이 비물질적 정동들마저 소비재로 환원하는 체제를 비판적 전유의 방식으로 드러낸다. 기술이 우리를 구원할 것이라는 유토피아적 약속과, 그 약속이 소비와 통제의 구조로 전도되는 현실을 바라보고 있으면 왠지모를 씁쓸함이 남는다. 이번 전시는 기술,자본,재난이 뒤엉켜 만들어내는 모순을 가시화하고, 그 속에서 우리는 어떤 위치에 서 있는가를 관객과 함께 묻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