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은 일상의 풍경 이면에 존재하는 보이지 않는 구조와 과정을 탐구하는 전시이다. 작가는 개인과 사회가 만나는 접점에서 발생하는 마찰과 숨겨진 풍경에 주목하며, 일상 속 익숙한 대상과 시스템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본다. 전시는 보이지 않는 이면을 드러내며 동시대를 살아가는 개인들의 경험과 감각을 함께 사유하도록 이끈다.
우리의 시선에 들어오는 풍경은 결과로서 존재하는 대상들로 이루어진다. 과정은 시끄럽거나 복잡하고 불안정한 반면 결과는 조용하고 안정적이기에 과정의 노출은 불필요한 것으로 간주되곤 한다. 하지만 그 과정이라는 시공간, 보이는 것 이면의 모습엔 동시대를 구성하는 대상들의 리얼한 모습이 존재하고 이는 더욱 정교하고 입체적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한다.
모든 것에 이면이 존재하듯 당연하게 바라보는 현재의 풍경에도 이면이 존재 한다. 일상의 풍경에서 보이지 않던 모습들을 마주한다는 것은 개인과 사회가 만나는 접착면에서 마찰과 같은 상호작용이 일어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대상을 향한 관심 혹은 호기심, 결핍 등의 이유로 개인들은 사회와 마찰하며 보이던 것 이면의 모습을 확인한다. 나의 시선은 주로 그 접착면을 향한다. 삶의 주변부에서 감각되는 마찰의 지점들을 관찰하고 그 곳에서 발생하는 마찰열에 관심을 갖는다. 이를 통해 보이지 않았거나 보고싶지 않았던, 불가항력에 의해 가려져 있던 모습들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의 감각과 사유를 작품에 담아내려 노력한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두개의 작업 Unexpected training(2023), Memory of the box(2021)은 일상의 시야에서 보이지 않는 것을 드러 내려 한다는 점에서 맥락을 함께 한다. <Memory of the box>는 방대한 유통의 시스템을 이동하는 택배상자의 보이지 않는 경로를 들여다보며, 익숙함으로 가려진 것들에 대한 사유를 제안한다. <Unexpected training>은 구조적으로 가려져 있는 지하공간, 부가적 대상들과 상호 의존하는 삶의 형태, 결핍과 갈망의 메커니즘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이러한 작업들은 개인적 경험과 주관적 설명을 바탕으로 이야기되지만 동시대적 주제는 관객들로 하여금 다양한 각도에서의 접근과 교감을 가능하게 한다. 자신만의 문제로만 느껴지던 것들을 타인 또한 느끼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우리는 그것에 위안을 받곤 한다. 이는 서로 다른 삶을 살고 있지만 '동시대적 감각'이라는 교집합의 영역이 존재한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나의 예술도 삶에서 비롯된 경험과 감정을 이야기 하는 것, 요즘의 고민을 미술이라는 매개를 통해 타인과 공유하는 모습이 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