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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수영을 못하는 사람의 바다 포스터

수영을 못하는 사람의 바다

  • 전시기간 2022. 09. 14 ~ 2022. 09. 28
  • 전시장소 홍티아트센터 전시실, 공동작업장
  • 참여작가 정수
《수영을 못하는 사람의 바다》는 서사와 시각 요소를 결합해 ‘없는 것’을 공간 안에 재연하는 정수 작가의 작품 세계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전시이다. 퍼포먼스, 비디오, 사운드, 오브제가 혼재하는 복합적인 설치 작품과 작가의 이전 작품에서 선보이지 않았던 평면 회화 시리즈로 구성된 이번 개인전에서 작가는 ‘바다’라는 아주 오래되고도 보편적인 소재를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변주한다. 특히, 작가는 홍티아트센터 전시실의 높은 층고와 공중 다리처럼 연결된 구조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관람객을 생경한 풍경 속으로 안내한다.

작업의 가장 중심에 있는 바다는 실제로 전시장 안에 없지만 소리로, 색으로, 사물로 나아가 데이터나 행위로 그 존재감을 드러낸다. 이처럼 부재를 강조해 실재를 소환하는 역설적 접근법은 지금까지 작가가 고수해 온 방식이며 이번 전시의 시청각적 장치들 이면에서 어김없이 작동한다. 다만,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언어와 서사를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전체 구성에 보이지 않는 뼈대로 활용함으로써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열고 은유의 미학적 가치를 재조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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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이번 개인전을 준비하면서 나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준 것이었다. 홍티아트센터에 입주해 있는 동안 이곳에서 바로 보이지는 않지만 가까이 위치한 바다를 나는 계속 의식했고, 어디를 가든 나는 바다를 끌고 다니는 것 같았다. 부산에서 보내는 짧은 5개월을 제외하고, 오래전 나는 이국의 바다 근처에 살았던 시기가 한 번 있었다. 당시에도 나는 외지의 섬에서 그 무거운 바다를 끌고 다니는 느낌을 받았다. 이번 입주를 계기로 나는 바닥에 가라앉아 있던 그때의 바다를 다시 길어 올려 지금의 바다와 교차해보았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전시는 과거와 현재가 물거품의 소용돌이 속에서 잃어버린, 이제는 없는 것들을 향한 고집스럽고도 무의미한 추적을 담고있다.

난 바다를 본 적 없는 사람에게조차 자신만이 아는 바다가 있다고 믿는다. 수영을 못하는 나에게 바다는 내가 결코 가질 수 없는 것들을 모두 데려간 금지된 땅이며, 끝없이 밀려오는 파도 소리는 내가 시간에게 빼앗긴 것들이 침몰하며 부르는 진혼곡(Requiem)이다.